강의팔이의 '퇴로'와 트레이딩의 수학적 실체: 왜 당신의 지표는 섞을수록 망하는가?
트레이딩 강의팔이 유튜버들은 많고 다양한 거짓말을 한다. 그중에서도 그들이 자신들의 '퇴로'를 확보하기 위해 늘상 하는 단골 거짓말이 있다.
"이 기법은 객관적인 기준보다 경험에서 나온 주관적 판단이 더 필요합니다." "항상 A, B, C, D, E 같은 다양한 시장의 요소를 보고 판단하셔야 합니다."
그들이 말하는 그 '다양한 요소'라는 건 보통 이런 식이다.
- A. 거래량: "캔들만 보지 말고 거래량이 터지는 걸 보셔야죠."
- B. 상위 프레임 추세: "1분 봉만 보면 위험합니다. 1시간 봉, 일봉 추세를 같이 보세요."
- C. 보조지표의 중첩: "RSI 과매도에 스토캐스틱 골든크로스가 겹쳐야 확률이 높습니다."
- D. 매크로 일정: "CPI 발표나 FOMC 회의 때는 차트 기법이 안 통할 수 있습니다."
- E. 호가창/오더플로우: "세력의 매수 잔량이 쌓이는 걸 확인하고 들어가야 합니다."
다들 이런 식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한다. 이것은 마치 **"믿음이 있으면 병이 나을 것이고, 낫지 못하면 네 믿음이 부족한 탓"**이라 말하는 거짓 부흥사들과 다를 바 없다. 돈이 없다는 고통과 돈을 벌고 싶다는 갈망을 자극해 강의는 팔아먹지만, 정작 그들의 비법은 뜬구름 잡는 소리에 불과하다.
나는 내 블로그에서 이런 강의팔이들이 들고 다니는 '묘수'들이 정말로 50%의 승률이라도 가지고 있는지 하나하나 검증하고 싶었다. 왜냐하면, 수학적으로 기본 승률이 50%를 넘지 못하면 아무리 지표를 섞어도 쓰레기일 뿐이기 때문이다.
1. 독립시행과 이항분포: 50% 지표를 섞으면 50%일 뿐이다
강의팔이들은 지표를 여러 개 섞으면 확률이 비약적으로 올라가는 것처럼 말한다. 하지만 우리가 수학 시간에 배운 독립시행 확률과 이항분포의 관점에서 보면 이건 착각이다.
만약 승률이 정확히 50%(P=0.5)인 독립적인 지표 3개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. 이 3가지 지표 중 다수결(2개 이상 합치)로 진입 방향을 결정한다고 하면 최종 승률은 어떻게 될까?
- 3개 모두 성공할 확률: 0.5×0.5×0.5=0.125
- 2개만 성공할 확률: 3×(0.5×0.5×0.5)=0.375
- 최종 승률(2개 이상 성공): 0.125+0.375=0.5(50%)
결과는 놀랍게도 그대로 50%다. 즉, 개별 지표의 승률이 정확히 50%라면, 이를 아무리 섞고 조합해도 산술적인 승률 자체는 51%가 될 수 없다. 최종 성공 확률이 50%를 넘으려면, 당신이 쓰는 지표 중 과반수가 최소한 50%를 초과하는 '엣지(Edge)'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.
2. 콩도르세의 배심원 정리: 50% 미만은 섞을수록 파멸한다
진짜 무서운 건 그다음이다. 내가 파인스크립트로 강의팔이들의 전략을 짜서 돌려보면, 대개 승률은 0.5(50%) 이하로 떨어진다. 이 경우 지표를 섞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?
통계학의 **'콩도르세의 배심원 정리(Condorcet's Jury Theorem)'**는 이 현상을 아주 냉혹하게 설명한다.
- 개별 승률(p) > 0.5일 때: 지표를 추가할수록 시스템 전체의 승률은 100%를 향해 간다.
- 개별 승률(p) < 0.5일 때: 지표를 추가할수록 시스템 전체의 승률은 0%를 향해 수렴한다.
결국, 기본 승률이 40~45%밖에 안 되는 강의팔이들의 전략에 "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라"며 지표를 추가하는 행위는, 수학적으로 **'더 확실하게 망하는 길'**로 가는 지름길이다. 50% 미만의 확률들이 결합되면 오류는 상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견고한 '실패의 감옥'을 만들기 때문이다.
3. 'AND' 조건이 만드는 통계적 사기
그들이 "A도 맞고 B도 맞을 때만 들어가라"고 하는 것은 사실 통계적 착시를 이용한 사기에 가깝다.
승률 40%짜리 지표 두 개가 동시에 만족할 확률은 $0.4 \times 0.4 = 0.16(16%)$으로 떨어진다. 이렇게 진입 횟수가 극단적으로 줄어들면, 차트의 특정 구간에서 우연히 몇 번 수익이 나는 '과적합(Overfitting)' 현상이 발생한다. 그들은 이 우연한 결과물을 보여주며 비법이라 떠들지만, 매매 횟수가 늘어날수록 계좌는 반드시 우하향하게 되어 있다.
마치며: 나 역시 성배를 찾는 탐험가일 뿐이다
나의 이런 검증은 단순히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한 '반대를 위한 반대'가 아니다. 실은 나 역시 시장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그 **'성배(Holy Grail)'**를 찾아 헤매는 탐험가일 뿐이다.
다만 나는 뜬구름 잡는 소리나 누군가의 주관적인 경험치를 믿지 않는다. 오직 데이터와 코드로 증명된 숫자만을 믿을 뿐이다. 50%의 승률을 넘지 못하는 전략은 그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결국 쓰레기다. 우리는 그 쓰레기더미 속에서 단 1%의 '진실된 엣지'를 찾아내야만 한다.
앞으로도 나는 시중에 떠도는 수많은 묘수들을 파인스크립트로 발가벗길 예정이다. 그것이 내가 성배에 다가가는 방식이며, 적어도 강의팔이들에게 소중한 돈을 갖다 바치는 일은 막아줄 것이라 믿는다.